이번 시즌 블랙미러에서 가장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2화 '베트 누아르'는 단순한 SF 스릴러를 넘어 인간의 본성과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프랑스어로 '혐오하거나 두려워하는 대상'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이 에피소드는 과거의 상처와 복수심, 그리고 절대 권력이 인간을 어떻게 타락시키는지 보여줍니다.
'베트 누아르'의 핵심 설정은 기술을 통한 현실 왜곡입니다. 식품 개발 연구원 마리아의 평범한 일상은 고등학교 시절 따돌림 당했던 동창 베리티가 같은 회사에 합류하면서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과거 '컴퓨터 붙박이'로 불리며 왕따를 당했던 베리티는 이제 아름답고 유능하며 사교적인 모습으로 변모해 있습니다^3.
현실이 조금씩 변형되는 과정은 공포스럽게 묘사됩니다. 치킨 체인점의 이름이 '버니스'에서 '바니스'로 바뀌고, 마리아가 목격한 사건들이 CCTV에서는 다르게 기록되어 있습니다^3. 이러한 현실 왜곡은 디지털 시대에 '진실'과 '사실'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베리티의 목걸이에 숨겨진 기술은 "모든 사람들의 생체 주파수를 조작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를 제어하는 장치로, 현실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절대적 권력을 상징합니다^3. 이는 현대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극단적 힘과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학교 폭력의 장기적 심리적 영향을 탐구합니다. 베리티는 과거 "선생님과의 부적절한 소문으로 왕따를 당했던" 피해자였지만, 이제는 강력한 기술을 통해 복수를 실행하는 가해자로 변모했습니다^3.
"마리아는 다른 고등학교 동창들의 근황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과거 베리티를 괴롭히고 따돌림을 주도했던 동창들이 모두 의문의 자살을 했다는 것입니다."^3 이 설정은 따돌림의 피해가 단순한 일시적 고통이 아니라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베리티의 복수는 단순히 가해자들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현실과 어긋나는 기억과 감각에 시달리고, 주변과 단절된 채 극심한 고립을 겪게" 만드는 것입니다^3. 이는 자신이 경험했던 고립과 소외를 가해자들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심리적 복수의 잔혹함을 드러냅니다.
에피소드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마리아가 베리티의 목걸이를 빼앗은 후 똑같은 권력을 행사하는 결말에 있습니다. "마리아는 베리티를 총으로 쏘고 목걸이를 빼앗습니다. 그리고 목걸이를 손에 쥔 채 경찰들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명령합니다. 그 순간, 경찰들의 태도는 급변하고, 모두가 마리아를 경배하기 시작합니다."^3
이는 니체의 유명한 경구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를 상기시킵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괴물로 만든 베리티와 함께 타락해가며, 결국 악마와 싸우다 악마가 된다는 니체의 명언처럼, 자신이 바라본 욕망에 종속되어 자멸해갔다"는 것입니다^1.
이 순환적 구조는 블랙미러가 자주 다루는 '기술적 권력의 부패'라는 주제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마리아는 처음에는 피해자였지만, 결국 같은 방식으로 권력을 쥐게 되면서 베리티와 동일한 길을 걷게 됩니다^3.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복수극이나 SF 스릴러를 넘어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베리티의 기술을 빼앗은 마리아가 이미 베리티가 경험했던 지배자의 삶을 택했다는 것, 이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지배자의 삶에도 공허해진 내면을 채우지 못해 불행했던 베리티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행복을 찾을 것이 아니라 예측된 삶으로 또 다른 절망에 갇힐 것이란 복선"을 담고 있습니다^1.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명론적 세계관입니다. 일견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가졌지만, 그것이 진정한 자유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역설입니다. 마리아는 "이미 미래가 정해진 운명론에 종속되는 것이기에, 미래가 존재할 수 없는 그 기술과 함께 타락"하게 됩니다^1.
'베트 누아르'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현실과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대 사회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와 딥페이크 등 현실 왜곡 기술이 발달하는 시대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권력을 통한 복수가 가져오는 공허함은 사회적 정의와 개인적 복수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복수심, 죄책감, 그리고 힘에 대한 갈망이 어떻게 비틀려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3, 권력을 가졌을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베트 누아르'의 핵심 메시지는 권력과 복수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용서와 화해, 그리고 수평적 관계의 구축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베리티와 마리아 모두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혀 결국 자신도 그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비극을 보여줍니다.
이 에피소드는 "베트 누아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베리티는 마리아에게 있어 과거의 죄책감이자 공포, 그리고 결국 무시할 수 없는 운명의 적수로 등장"하며^3, 현대 사회의 권력 구조와 기술의 위험성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제공합니다.
결국 "절대적인 힘을 손에 넣게 되었을 때, 과연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떠한 선택을 할까요?"라는 질문^3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윤리적 질문이며, 블랙미러가 끊임없이 던지는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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